고관절
고관절

대퇴골두 괴사증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 왜 더 미루면 안 됐을까

김전교

40대 여성 · 2024년 9월
진단우측 고관절 대퇴골두 괴사증 및 고관절 변형
치료우측 고관절 인공관절 전치환술
진료과고관절

큰힘병원 김전교 의학박사,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이 직접 진료하고 집도한 실제 사례입니다. 환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제외했습니다. 사진은 환자분의 동의를 받아 게재합니다.

십수 년을 참아온 고관절 통증, 수술을 미루면 안 됐던 이유

안녕하세요. 큰힘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김전교입니다. 이 글은 제가 직접 진료하고 집도한 사례를 정리한 것입니다. 비슷한 고민으로 수술을 미루고 계신 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래 진료를 하다 보면 유독 마음에 남는 환자분들이 있습니다.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면서, 두려움 때문에 몇 년이고 미루다가 결국 더 어려운 상태로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입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하는 생각과, 지금이라도 최선을 만들어 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동시에 하게 됩니다.

오늘 소개할 환자분도 그랬습니다. 이 환자분은 40대 여성으로, 양측 고관절에 대퇴골두 괴사증이 있었고 우측은 이미 고관절이 아탈구된 상태였습니다. 십 년 넘게 수술을 미뤄온 끝에, 저는 빠져 있는 대퇴골두를 제자리로 되돌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고, 수술은 예상보다 훨씬 까다로웠지만 결과적으로 안정적인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다리를 벌리고 서지도 못하는 상태로 오셨습니다

이 환자분은 십 수년 이상 지속된 양측 고관절 통증과 관절 운동 범위 제한을 겪고 계셨습니다. 의자에 앉는 정도는 가능했지만 다리를 벌리고 서는 자세가 안 되었고, 움직일 때마다 고관절에 통증이 반복되었습니다.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컸고, 40대라는 나이에 인공관절을 넣는다는 결정이 쉽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저 아직 40대밖에 안 됐는데요, 이 나이에 인공관절을 넣어도 되는 건가요」

그렇게 수년간 수술을 미뤄오시다가, 반대편 대퇴골에 심한 분쇄골절을 당해 제게 수술을 받으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 수술이 잘 회복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저에 대한 신뢰가 쌓였고, 그제서야 미뤄왔던 고관절 수술을 결심하게 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진 속 고관절은 이미 제자리를 벗어나 있었습니다

큰힘병원 고관절 수술 전 X-ray · 정상적인 고관절 사진 환자의 변형된 고관절 사진

수술 전 X-ray · 정상적인 고관절 사진 환자의 변형된 고관절 사진

큰힘병원 고관절 수술 전 X-ray

수술 전 X-ray

엑스레이를 보니 우측 대퇴골두의 형태가 좌측에 비해 불규칙하고 함몰되어 관절면이 편평해져 있었습니다. 관절강은 좁아져 있었고 대퇴골두와 관절와 주변에 골경화 소견도 보였습니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AVN, avascular necrosis)는 뼈에 혈류가 공급되지 않아 골조직이 괴사하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관절을 살리는 치료가 가능하지만 시기를 놓치면 골두가 무너지면서 관절 자체가 변형됩니다.

이 환자분의 경우가 바로 그랬습니다. 괴사 이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서 대퇴골두가 절반 이상 소실되었고, 관절에서 일부 빠져나온 아탈구 상태까지 진행되어 있었습니다. 단순히 X-ray 한 장만 봐도 이것은 전형적인 괴사증에서 바로 인공관절로 넘어가는 경우보다 훨씬 더 복잡한 수술이 될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반대편과 비교한 사진을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합니다. 좌측 고관절은 비교적 정상적인 구형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우측은 대퇴골두 외형이 편평해지고 경화성 변화가 동반되어 있었습니다. 좌측 대퇴골에는 이전 골절 치료 때 삽입했던 금속 내고정물도 함께 보였습니다.

두 가지 길, 그러나 이미 선택의 폭이 좁아진 상태였습니다

대퇴골두 괴사증을 진단받으면 치료법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괴사 범위가 작고 초기 단계라면 관절을 보존하는 치료, 즉 감압술이나 골이식술로 괴사 진행을 늦추면서 자신의 관절을 최대한 오래 쓰는 방법을 먼저 고려합니다. 반면 괴사가 상당히 진행되어 골두가 무너지고 관절면이 손상된 경우라면 인공관절 전치환술(THA, total hip arthroplasty)로 넘어가야 합니다.

이 환자분은 이미 두 번째 상황이었습니다. 대퇴골두가 절반 이상 소실되고 아탈구까지 진행된 상태에서는 관절을 보존하는 수술로 되돌릴 수 있는 범위를 한참 넘어서 있었습니다. 선택이랄 것도 없이 인공관절 전치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었지만, 저를 정말 고민하게 만든 것은 수술 방법이 아니라 이 수술을 어떻게 안전하게 끝내느냐였습니다.

빠져 있는 대퇴골두를 원래 위치로 정복시켜야 했고, 십여 년 이상 굳어 있던 관절을 풀어 정상적인 가동 범위를 회복시켜야 했습니다. 거기에 반대편도 추후 인공관절 수술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양측 균형까지 고려해야 하는, 단순한 교과서적 수술이 아닌 케이스였습니다.

큰힘병원에서 고난이도 고관절 수술을 결정하는 기준

큰힘병원에서 제가 이런 고난이도 고관절 수술을 결정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수술의 난이도가 아니라 환자분이 지금 어떤 상태로, 어떤 삶을 살고 계신가입니다. 대퇴골두 괴사증은 초기 단계에서는 관절 보존을 목표로 하지만, 아탈구까지 진행된 경우라면 더 미루는 것이 오히려 환자분께 손해라는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이 환자분이 수술이 필요했던 시기는 최소 수 년에서 십 년 이전이었을 것입니다. 그 시간 동안 통증과 가동 범위 제한, 뻣뻣함을 감내하며 살아오셨다는 뜻입니다. 저는 환자분이 현재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올바른 시기에 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공감하는 것도 의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술 자체의 안전성도 중요한 기준입니다. 저는 부산센텀병원 관절 파트 진료부장으로 6년간 근무하며 족부족관절, 무릎, 고관절 등 하지 질환 수술을 담당했고, 응급실 운영 병원의 특성상 외상·골절 환자를 다수 치료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고난이도 재건 수술에서는 그 경험이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인공관절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관리도 수술 결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감염, 탈구, 삽입물 주위 골절, 다리 길이 차이, 신경 손상, 혈전증 등은 모두 세밀한 주의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실제로 인공관절 감염의 1년 발생률은 인공 고관절 전치환술 기준 약 1.28% 수준으로 보고되는데 인공관절 감염 발생률 연구, 수치 자체는 낮지만 한 번 발생하면 재수술로 이어지는 중대한 합병증이기 때문에 수술 중 무균 환경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빠져 있던 관절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수술

일반적인 인공관절 전치환술은 괴사되거나 손상된 대�퇴골두와 관절와(비구) 연골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 삽입물을 넣어 관절 기능을 재건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대퇴골 쪽은 골수강을 다듬어 금속 스템을 삽입하고, 관절와 쪽은 컵 형태의 삽입물을 고정한 뒤 두 부분을 결합해 관절 운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지 확인합니다.

이 환자분의 경우 여기에 몇 단계가 더 필요했습니다. 관절에서 빠져나와 있던 대퇴골두를 먼저 정복시켜 원래 위치로 되돌리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했고, 십여 년간 굳어 있던 주변 연부 조직을 풀어내어 정상적인 관절 가동 범위를 확보해야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반대편 대퇴골에 있던 이전 골절 내고정 삽입물을 제거하는 수술도 같은 시기에 함께 진행했습니다.

큰힘병원 고관절 수술 중

수술 중

이런 수술에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정렬입니다. 인공 삽입물이 어느 각도로, 어느 깊이로 자리 잡는지에 따라 다리 길이, 관절 안정성, 탈구 위험이 모두 달라집니다. 특히 이 환자분처럼 반대편도 추후 수술을 앞둔 경우라면 한쪽만 보고 정렬을 잡을 수 없고, 양쪽의 균형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저는 수술 중 삽입물의 위치와 다리 길이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면서 관절 운동 범위가 수술장에서 바로 회복되는지를 직접 점검했습니다. 절골이 동반되는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모든 의료진이 감염 노출을 줄이기 위한 보호 장비를 착용하는데, 이는 수술 자체의 정교함 못지않게 감염 예방이 최종 결과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빨랐던 회복

수술 후 저는 이 환자분이 2~3일 내에 빠르게 관절 운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독려했고, 물리치료도 조기에 들어갔습니다. 보행 보조기를 잡고 일어서는 것은 수술 후 수일에서 1주일 내에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근육 위축을 막기 위한 대퇴부 근력 강화 운동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큰힘병원 고관절 수술 후 · 수술 전 사진 수술 후 사진

수술 후 · 수술 전 사진 수술 후 사진

이 환자분은 수술 전에 비해 눈에 띄게 개선된 관절 범위에 만족하시며 재활에 적극적으로 임하셨고, 보조기 없이 3~4주 만에 정상적인 수준의 보행이 가능해져 일상생활로 복귀하셨습니다.

일반적으로 인공관절 전치환술 후에는 통증 허용 범위 내에서 가능한 한 빨리 움직이는 것이 회복 속도를 좌우합니다. 과도한 안정은 오히려 관절 경직과 유착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장시간 누워만 있으면 혈전증 같은 전신 합병증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에, 마취에서 깨어난 직후부터 점진적으로 움직임을 늘려가는 것이 원칙입니다. 고관절 골절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도 조기 수술과 조기 재활이 이뤄진 군에서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다고 보고됩니다 고관절 골절 조기수술 연구. 이 환자분과는 수술 시점과 상황이 다른 연구이지만, 조기 재활의 중요성이라는 원리는 이 환자분의 회복 설계에도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이며, 치료 결과에는 개인차가 있고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께

수술이 무섭다는 이유로 치료 시기를 미루는 마음, 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괴사증이나 관절 변형은 미룬다고 멈추지 않고, 오히려 수술 자체를 더 어렵게 만듭니다. 이 환자분처럼 아탈구까지 진행되면 단순한 인공관절 수술이 아니라 관절을 되돌리는 재건 수술이 되어버립니다.

「1년 넘게 치료를 받았는데 왜 하나도 안 좋아질까요」 같은 말씀을 하시는 분들께 저는 지금 상태를 정확히 설명하고, 미루는 것과 치료받는 것의 차이를 숫자가 아니라 삶의 질로 말씀드리려 합니다. 이 환자분은 수술 후 여러 번 왜 이렇게 좋은 것을 진작 하지 않았는지 아쉬워하셨고, 석 달 만에 반대편 고관절 수술도 결정하셨습니다.

환자분의 두려움에 공감하면서도 올바른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이끄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의사의 역할입니다. 앞으로도 두려움 때문에 치료를 미루는 분들 곁에서, 정확하게 설명하고 함께 결정하는 의사로 남고 싶습니다. 오늘도 외래에서 수술이 무섭다고 말씀하시는 분을 만나면, 저는 그 마음을 먼저 들어드리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퇴골두 괴사증은 반드시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초기 단계라면 감압술이나 골이식술 같은 관절 보존 치료로 괴사 진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 다만 골두가 무너지고 관절면이 손상된 단계로 진행되면 인공관절 전치환술이 필요합니다.

Q. 40대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면 너무 이른 나이 아닌가요?

나이보다 중요한 것은 관절이 손상된 정도입니다. 괴사가 심하게 진행되어 통증과 가동 범위 제한이 일상생활을 방해한다면, 나이와 무관하게 수술이 더 나은 삶의 질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Q. 큰힘병원에서는 고관절 수술 시기를 어떻게 정하나요?

큰힘병원에서는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의 진행 단계에 따라 보존적 치료, 관절 보존 수술, 인공관절 치환술을 단계적으로 판단합니다. 통증과 가동 범위 제한이 일상생활을 지속적으로 방해한다면 정밀 검사를 통해 수술 시기를 조기에 결정하는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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