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힘병원 김전교 의학박사,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이 직접 진료하고 집도한 실제 사례입니다. 환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제외했습니다. 사진은 환자분의 동의를 받아 게재합니다.
수술이 어렵다던 무릎, 정말 방법이 없었을까요
안녕하세요. 큰힘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김전교입니다. 이 글은 제가 직접 진료하고 집도한 사례를 정리한 것입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불안해하고 계신 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래 골절 수술을 해 오다 보면, 유독 마음에 남는 환자분들이 있습니다. 다친 것도 서러운데 여러 병원에서 ‘어렵다’는 말만 듣고 지쳐서 오시는 분들입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환자분과 보호자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무너집니다.
오늘 소개할 환자분도 그랬습니다. 비탈길에서 심하게 넘어져 무릎을 다치셨는데, 경골 고평부 골절에 비골 골절, 외측 측부인대 파열, 내측 반달연골 파열까지 겹친 상태였습니다. 김해의 병원에서 수술이 어렵다는 말을 들은 뒤 부산의 여러 대학병원까지 의뢰되었지만 모두 비슷한 답을 들었고, 결국 저희 병원에 오셨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이 환자분을 관혈적 정복술과 세 개의 금속판을 이용한 내고정 수술, 그리고 인대·연골 봉합을 함께 진행했고, 환자분은 큰 불안정이나 통증 없이 관절 범위를 모두 회복하셨습니다.
여러 병원을 거쳐 오신 날
처음 뵀을 때 환자분과 보호자분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습니다. 여러 병원에서 어렵다는 말을 듣고 오셨으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 한 마디에 그동안 느꼈을 불안이 다 담겨 있었습니다. 저는 영상을 먼저 자세히 살펴봐야 답을 드릴 수 있다고 말씀드리면서도, 치료가 불가능한 골절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분께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기술적인 설명보다 신뢰였습니다. 복잡한 골절일수록 환자분이 치료 과정을 믿고 따라와 주셔야 회복도 순조롭기 때문입니다.
사진 속 무릎은 생각보다 심한 상태였습니다

수술 전 (3)

수술 전 X-ray
일반적으로 경골 고평부(무릎 관절을 이루는 정강이뼈 윗부분) 골절은 X-ray 만으로도 어느 정도 윤곽이 보입니다. 하지만 관절면이 어느 정도로 어긋나 있는지, 함몰된 부위가 어디까지인지는 CT와 MRI 를 함께 봐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환자분의 영상에서는 후외측 관절면이 함몰된 소견이 뚜렷했습니다. 일반적인 경골 고평부 골절은 심하지 않으면 전방의 내측 혹은 외측 한쪽 금속판 고정만으로 치료가 되고, 심한 경우에도 내측·외측 양쪽 금속판 고정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후방 금속판까지 고려해야 하는 경우는 드물게 아주 심한 골절에서만 해당합니다. 이 환자분이 바로 그런 경우였습니다.
동시에 비골 근위부 골절과 외측 측부인대 파열, 내측 반달연골의 수직 파열까지 겹쳐 있었습니다. 이것을 원래 형태로 정복하지 않으면 후방 불안정과 외상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는, 매우 심한 골절이었습니다. 여러 병원에서 어렵다고 한 이유를 영상을 보며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두 가지 길,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이런 정도의 골절에서는 크게 두 갈래의 생각이 가능합니다. 하나는 통상적인 범위에서 내측·외측 금속판 고정만 하고 후외측 함몰은 최대한 간접적으로 정복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후외측에 추가 절개를 통해 직접 접근해 함몰된 관절면을 눈으로 확인하며 정복하는 방법입니다.
전자는 수술 범위와 신경 손상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이 환자분처럼 함몰이 뚜렷한 경우에는 관절면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후자는 관절면 회복은 확실하지만, 후외측으로 지나가는 비골신경을 다치게 할 위험이 따릅니다. 신경 손상은 한번 생기면 되돌리기 어려운 후유증으로 남기 때문에, 저도 이 선택 앞에서 쉽게 답을 드릴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후외측 추가 접근을 통해 관절면을 직접 정복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관절면이 어긋난 채로 뼈만 붙으면, 골절은 나았어도 외상성 관절염으로 평생 통증을 안고 사는 경우를 여러 번 봐 왔기 때문입니다.
큰힘병원에서 수술을 결정하는 기준
큰힘병원에서 제가 수술 방식을 정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관절면이 얼마나 정확하게 회복될 수 있는가입니다. 뼈가 붙는 것과 관절이 제 기능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경골 근위부 골절에서 관절면이 어긋난 채로 치유되면, 뼈는 다 붙었는데도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10년 가까이 골절 수술을 집도해 오면서, 이런 복잡한 관절면 골절일수록 관절면 복원을 최우선 원칙으로 두어 왔습니다.
후외측 접근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비골신경 보호입니다. 일반적인 정형외과 의사들도 이 접근을 꺼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저는 미세현미경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신경을 직접 확인하며 접근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신경 손상 없이 관절면 정복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반달연골 치료에 대해서는 연구에서도 중요한 근거가 쌓여 있습니다. 내측 반달연골 후근부 파열을 봉합한 경우가 절제한 경우보다 인공관절 전환율이 크게 낮다는 메타분석 결과가 있습니다 Krivicich 2022. 이 환자분의 파열은 후근부가 아닌 전방부 수직 파열이었지만, 반달연골을 가능한 한 봉합해 보존하는 원칙은 같았습니다. 반달연골은 무릎 연골을 보호하는 쿠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를 잃으면 연골 손상과 관절염이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다만 반달연골은 혈관이 직접 통과하지 않는 구조물이라 관절낭에서 먼 부위의 파열은 봉합해도 회복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어, 모든 파열을 봉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수술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
일반적으로 경골 고평부 골절 수술은 먼저 전방 혹은 전외측으로 접근해 골절선을 확인하고, 함몰된 관절면을 들어 올려 정복한 뒤 금속판으로 지지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함몰이 심하지 않으면 이 과정만으로 마무리되지만, 이 환자분처럼 후외측까지 함몰이 미친 경우에는 별도의 후외측 절개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수술 중 (2)

수술 중 (2)
저는 통상적인 접근에 더해 후외측 추가 절개를 시행했습니다. 이 부위로 지나가는 비골신경을 먼저 확인하고 끈으로 표시해 보호한 뒤, 함몰된 관절면을 들어 올려 정복했습니다. 동시에 비골 골절과 외측 측부인대 파열에 대한 치료도 함께 진행해야 했는데, 비골 근위부는 봉합 나사(suture anchor)를 이용해 고정했고 외측 측부인대도 봉합했습니다. 이 수술에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관절면이 원래 높이로 정확히 복원되었는가였고, 저는 투시 영상과 직접 육안 확인을 반복하며 이를 맞췄습니다.
이와 함께 관절 내시경(관절경)을 이용해 무릎 내부의 혈종을 제거하고 손상 조직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관절면 함몰이 잘 정복되었는지 관절 내부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내측 반달연골 전방부의 수직 파열도 같은 시술에서 봉합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세 개의 금속판을 이용해 골절을 고정했고, 관절면 회복과 안정적인 고정을 동시에 이룰 수 있었습니다. 1년 5개월 뒤 내고정물을 제거하면서 시행한 2차 관절경에서, 이전에 봉합한 반달연골 부위가 잘 회복된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빨랐던 회복
이 환자분은 수술 후 1주일부터 부목에서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보조기로 바꾸어 무릎 관절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무릎 주변의 심한 골절과 다발적 연부조직 손상이 겹친 경우에는 관절이 굳어버리는 유착의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세 개의 금속판으로 고정을 단단히 하고 인대 봉합까지 마쳤기 때문에, 오히려 빠른 관절 운동이 가능했습니다. 4주까지 90도 정도의 관절 가동 범위를 회복했고, 3~4주경부터 목발을 이용한 부분 체중부하 보행을 시작했으며, 6주경에는 목발 없이 완전 체중부하가 가능했습니다. 수술 후 2개월이 지나면서부터는 일상 활동에 무리가 없는 수준까지 회복하셨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 복잡도의 경골 고평부 골절은 고정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관절 운동 시작 시점을 늦출 수밖에 없고, 그만큼 관절 강직의 위험이 커집니다. 반대로 고정이 충분히 단단하면 통증 관리와 함께 조기 관절 운동을 시작할 수 있어 회복 흐름 자체가 달라집니다. 이 환자분의 경우가 바로 그런 사례였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께
여러 병원에서 어렵다는 말을 들으면, 그 말 자체가 큰 상처가 됩니다. 하지만 관절면을 침범한 복잡한 골절이라고 해서 모두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접근 방식과 신경 보호, 동반 손상 치료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치료 경험과 판단이 중요한 영역입니다.
내고정물을 제거하며 2차 관절경으로 확인했을 때 느꼈던 안도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수술의 최종 목적은 뼈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환자분이 다치기 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어렵다는 말에 지친 환자분들이 찾아오셨을 때, 끝까지 방법을 찾는 의사로 남고 싶습니다.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지는 때는 빙판이나 비탈길에서 특히 조심하시길 당부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골 고평부 골절은 꼭 수술이 필요한가요?
관절면 함몰이나 분리가 동반된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수술적 정복이 필요합니다. 그대로 두면 관절면이 어긋난 상태로 뼈가 붙어 외상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Q. 큰힘병원에서는 수술 난이도가 높은 골절을 어떻게 결정하나요?
큰힘병원에서는 관절면 복원 가능성, 신경·인대 등 동반 손상 여부, 수술 후 조기 재활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술 방식을 결정합니다. 특히 비골신경처럼 손상 위험이 큰 구조물은 직접 확인하며 접근합니다.
Q. 금속판을 제거하면 수술은 완전히 끝나는 건가요?
내고정물 제거 후에도 관절 기능과 연골 상태에 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이 환자분은 내고정물 제거 시 2차 관절경을 함께 시행해 봉합 부위의 회복 상태를 확인했습니다.